검도 일지 #9 - 40년 검도인생, 노익장을 대하다.
이제 검도를 시작한 지 두 달째다. 정확히 말하면 도장을 등록한 지, 두 달째다. 매주 하루는 빠져야 되고, 이래서 저래서 못 갔으니, 도장은 열댓 번 나온 듯하다. 검도를 시작한 이유는, 인생운동을 시작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고, 몇 달 후엔 유학을 가는 아들놈과 어릴 적 놀아 주지 못한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낼 꺼리가 필요했고, 외지에서 홀로 꿋꿋하게 버텨야 할 아들놈이 두려움 없이 부딪히길 원했고, 재택근무를 하며 늦잠을 자는 버릇을 고치고, 스트레스도 풀기 원했고,... '거, 이유 한 번 더럽게 많네...' 하여튼 열흘까지는 날을 셌지만, 욕심을 부려 약간의 부상(사실 골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과 함께, 밤 활동이 많고 아침잠이 많은 우리 집안 식구들에게 아침 운동은 너무 힘들다...
검도 일지 #5 - 힘 빼고, 힘 주기
검도 시작 엿새째. "내가 아들을 너무 곱게 키웠나?" ... 아닌데,...나는 험하게 키우려고 했는데, 내 마음 보다,... 엄마의 사랑이 컸겠지... 상하후리기, 머리치기, 손목치기,... 과정에서 꾸준히 아들은 지적을 받는다. 틀리더라도 힘과 스피드를 강화하라는 사범님의 주문이다. 즉, 후려칠 때의 자신감을 말씀하신다. 초등학생들도 막무가내로 죽도를 내려치며 "스트레스가 풀려요"라고 하는데, 나도 울 아들이 좀 화끈하게 후려치면 좋겠다. 사실 이 부분은 자신감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전완근의 문제이기도 한 것 같다. (운동을 좀 해 본 입장에서 근육의 움직임을 보면...) 전완근이란, 전목과 팔꿈치 사이의 근육으로 검도를 하면 자연스럽게 발달하는 근육이다. 이 부분은 자연스레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도 일지 #3 - 발운용 & 3/2/1동작
삼일째. 지난주 시작해서, 이틀 만에 왼쪽 엄지발가락에 물집이 생겼다. 주말 쉬고, 월요일 수련을 위해 물집에 실을 넣어두고 물을 빼냈다. 다행히, 주말에 발가락이 호전되어 수련을 할 수 있었다. 어릴 적 일본 애니를 잘 못 봐서인지, 검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이라고 생각했다. 애니에 나오는 고수들은 모두 '미끄러지듯이 발을 구르는 것'이었기 때문ㅇ... 하지만, 역시 현실은 다르다. 너무나;;; 아직 마룻바닥과 친하지 않은, 땀에 젖은 발바닥은 나무 바닥과의 마찰력을 더해 이동을 어렵게 하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왼쪽 발에 무리하게 힘을 실어 도약함으로써, 달갑지 않은, 물집을 만들어 냈다고 나름 분석을 해보았다. 원인을 알고 싶어 검색도 해보았는데, 발구르기도 훈련만이 답인 것 같다...
검도 일지 #2 - 몸을 가볍게
이틀째다. 첫날 배운 것을 기억하며, 국기에 대한 예, 도장에 대한 예, 사범에 대한 예,...를... 아,... 상호 간의 예,.... 아들놈과 예를 갖추지 않았구나,,, 인간 사회에서 인사는 정말 중요하다. 인사만 잘해도 기본은 먹어준다. 그런데, 국기에 대한 경례를 간만에 하려니 좀 어색하긴 하더라... 아들놈은 더 쭈뼜쭈뼜한다. "그래도, 예를 갖추어야 한다." 본격적으로 몸풀기를 한다. 첫날과는 달리 앞뒤로 스텝을 밟으며, 머리치기를 10회 실시했다. "뭐야 이거,...스텝 꼬이고, 기합도 틀리고, 무엇보다,...발바닥, 발목이 왜 이렇게 아픈 거야..." 과도한 몸무게와 평발이 문제일 것이다. 거울 속에서 출렁거리는 나의 살들이 보였지만, 그래도, 계속 움직였다. 물론 시계에 자꾸 눈이 가는 ..